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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영 월랜더 시즌 1, 월랜더의 젊은 시절을 그림 넷플릭스 범죄 추리 수사물.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흥미진진한 수사물 '영 월랜더'를 발견해서 봤습니다. 영어가 아닌 언어의 외화를 보는 것을 힘들어해서 미드나 영드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잘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사용하는 드라마를 찾아서 본 것인데 1회를 보다 보니 배경이 스웨덴이라 뭔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BBC와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을 했지만, 스웨덴 작가 헤닝만켈의 <쿠르트 발랜더> 시리즈를 원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스웨덴이 배경인 스웨덴 드라마이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유명한 형사드라마 <월랜더>의 주인공의 젊은 시절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영 월랜더 시즌 1<Young Wallander>

스웨덴 드라마(BBC, 넷플릭스 공동제작으로 언어는 영어)

장르 :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출연 : 아담 폴손, 리처드 딜레인, 리앤 베스트, 야센 아투어 등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회차 : 총 6부작

OTT : 넷플릭스

 

BBC가 제작하고 주인공 아담 폴손을 제외하고 대부분 영국 배우들이 스웨덴으로 건너가 촬영을 한 드라마여서인지, 영국 드라마 특유의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추리 수사물입니다. 개인적인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수사물의 주인공들은 범인과 1대 1로 싸우게 되면 질 것 같은 병약미를 가진듯한데, 영 월랜더의 주인공 커트 역시 비슷한 이미지입니다. 시리즈 초반 커트는 자신감도 없고 무언가 해내겠다는 추진력도 부족하며 연애에도 영 소질이 없는 인물입니다. 함께 경찰학교를 졸업한 친구가 자신이 가고 싶어 했던 형사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도 현실을 온전히 수용하며 자신은 그저 순경으로 남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꽤나 수동적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그는 빈민가로 보이는 동네에서 사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되며 그의 생활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범인의 얼굴을 본 목격자, 범행현장에 대한 익숙함, 유력한 용의자의 신뢰를 받는 등의 이점으로 원래 승진하게 되었던 친구대신 승진을 하게 된 월랜더는 훌륭한 사수 밑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수사를 해나갑니다. 커트 월랜더는 대의를 위해 거짓말정도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헴버그와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라스크 사이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가끔 어설픈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꽤나 영민하게 수사망을 좁혀나가며 결국 범인을 밝혀내게 됩니다.

여기서 부터는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시청 전이라면 스킵하기를 바랍니다. 빼짝 말라서 마냥 순하게만 보이던 순경 커트가 시리즈 마지막쯤에 왠지 얼굴도 훤해지고 풍채도 좋아진 듯 보이는 것은 저의 착각이었을지 모르지만, 이 드라마 역시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유능한 형사가 주인공인 <월랜더>의 월랜더를 상상하고 보기 시작하면 약간은 이 주인공에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모르고 봤던 입장에서는 삐약거리던 병아리 형사가 꽤나 든든하게 성장한 모습이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고 불리는 스웨덴에서의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리즈이기도 했습니다. 난민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망명을 원하는 난민이 저렇게나 많이 들어온다면 과연 모나처럼 긍정적으로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뭉크가 의 생활이나 파티 등과 빈민가 주민들이나 빈민들의 생활모습의 차이나 부자와 가난한 자들은 고민의 주제 자체가 다른 점들은 뭔가 찡하게 와닿았습니다. 당장 잠 잘 곳, 살아갈 곳, 내일의 삶을 고민하는 이들과 유산을 받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부유하게 살 수 있음에도 명예 하나 때문에 나름의 고민으로 최악의 결정을 해버리는 악당이 묘하게 얽혀있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박진감은 좀 떨어지지만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 회차가 짧은 편이어서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시리즈는 범인을 밝혀내긴 하지만 확실하게 잡지는 못하면서 끝이 남으로서 시즌 2에 대한 여지를 남기고 끝이 납니다. 사실 헴버그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가 어이없게 폭탄으로 죽는 장면에서 살짝 정이 떨어질 뻔했지만, 커트와 커트 친구 레자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다음 시즌도 정주행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답답한 형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저에게는 꽤 큰 호감요소로 다가왔습니다. 보기 싫을 정도로 싫은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장점인 듯합니다. 심한 긴장감으로 심장 쫄리는 수사물에 약간은 지친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잔잔한 범죄 수사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