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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넷플릭스 마르첼라 내가 이 드라마가 싫은 이유

스릴러, 추리, 수사물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시리즈 추천글을 쓰고 싶었는데, 최근 넷플릭스에서 마르첼라를 보고 순간순간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 감정을 어디엔가 남겨야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아서 글을 써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것을 고민 중입니다. 볼 게 없어서 틀어 놓고 있는데 다른 볼 것이 생기면 더 이상은 안 볼 것 같아요. 저의 드라마 취향은 셜록, 웬즈데이, 죄인, 마인드헌터, 너의 모든 것, 크리미널 마인드, 기묘한 이야기 등을 재밌게 봤습니다. 그 외에도 루시퍼는 시즌 초중반까지 잘 봤고 브로드처치, 크리미널 시리즈들도 꽤 재밌게 봤습니다. 해리포터를 엄청 좋아하지만 반지의 제왕은 별로 안 좋아했어요. INTP이라 상상하며 볼 수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용납가능한 바운더리 안에서 이야기가 풀려나가야 합니다. 설정의 오류가 저의 눈에 띄면 엄청 불편해하는 편입니다.

 

마르첼라 영국드라마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스릴러, 범죄, 드라마

회차 : 각 8화 총 3 시즌 24부작

 

드라마 자체가 유머가 하나도 없고 전반적으로 아주 다크 합니다. 죄인이나 스트레인저처럼 한 시즌에 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고, 그 안에 여러 명이 얽히고설킨 관계로 서서히 떡밥을 회수하다가 마지막에 모든 게 해소되는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발암캐릭터를 싫어하면 보지 않거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시즌 1 보는 내내 엄청 스트레스받았고 시즌 2는 이제 조금 적응이 돼서 덜하지만 아직도 고개를 저으면서 보고 있어요. 드라마 장르에 대한 취향보다는 드라마를 볼 때 받아들이는 방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발암캐릭터를 엄청 싫어하고, 주인공이 천재이면서 사이다 캐릭터인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주인공에게 시련이 닥칠 수 있고 이해 못 할 행동을 할 수는 있는데, 그것이 제가 전후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여야 합니다. 주인공인 발암이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고 답답한 상황들은 어떻게든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수용가능한 범위가 있습니다. 셜록이나 너의 모든 것, 크리미널 마인드도 재밌게 봤고, 대부분의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약간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주면서 재미를 만들어 내니까요. 가급적이면 제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스트레스가 있는 시리즈를 좋아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마르첼라는 저의 상상이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드라마였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발암이고, 주인공이 만나는 남자들도 발암입니다. 어느 정도 몰입하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답답해야 하는데 그냥 답답 그 자체여서 보면서 몇 번이나 정지시키고 하차를 고민했습니다. 마르첼라가 추리를 잘하고 예리하긴 하지만 그 방식이 막무가내인 경우도 있고 그다지 천재성이 보이는 편은 아닙니다. 범죄수사물은 범인들이 상식 밖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는 주인공들은 범인들에 때문에 생기는 답답합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해야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마르첼라는 그렇지 못 한 캐릭터입니다. 복귀한 형사인 마르첼라는 단기 기억상실을 가졌고 남편과 이혼 조정 중인 불안정한 사람입니다. 이 정도 설정까지야 괜찮은데 중간중간 이런 사람이 형사를 하면 되나 싶은 모습도 많이 보이고 무엇보다도 인물이 별로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유머도 없고, 옆에 있으면 지칠 것 같은 불쌍한 사람입니다. 이런 설정이면 캐릭터 자체가 좀 사이다 같은 면모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시즌 3은 하차를 했고 하차한 이유는 시즌 3의 내용은 이전 사건들과 같은 양상이 아닙니다. 스파이가 된 마르첼라가 잠복 수사하는 스타일이라 스토리도 캐릭터도 선호하는 구성이 아니어서  드디어 하차했습니다. 사건 결과마저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재밌게 보신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악평을 해서 이래도 될까 싶은 마음이 들지만, 재밌게 보신 분들은 저처럼 캐릭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개인 차니까요!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글을 읽지 않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저의 넋두리입니다. 이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글로라도 해소하려고 쓰는 내용입니다.

마르첼라는 심각한 정신병이 있음에도 치료할 생각도 안 하고 충동적으로 현장에 복귀합니다. 그리고 순간순간 기억을 잃으면서 일을 계속하고 피해를 끼치고 심지어 사건의 시신을 옮겨버리죠. 기억상실은 둘째치고 그 정도의 분노조절 장애가 있으면 형사는 하면 안 될 텐데. 저런 상황에서 아이들 양육에 대한 욕심은 냅니다. 물론 그녀의 남편 또한 개차반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도무지 둘 다 부모의 자격이 없습니다. 충동적으로 이혼 준비 중인 남편이랑 잠자리를 가집니다. 바람피운 걸 알고 또 잡니다. 그 이후 동료랑 또 잡니다. 잠자리에 환장을 한 걸까요. 상사 말도 안 듣습니다. 버럭버럭 화만 냅니다. 자기가 잘 못한 것에 대해 슬픔 절망을 표현할 때 남에게 피해를 줍니다. 잘못 없는 최면 치료사를 세게 밀고 나가버린다거나 나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결국 모든 자신의 불행의 원인은 본인 스스로였으면서 숨기고 피하고 남 탓만 합니다. 그런 행동들이 긴 시간 쌓이면서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을 텐데 또 부정하고 소리 지르고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자살을 결심합니다. 남은 자식들은 무슨 죄인가 싶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은 자식들에게 또 한 번 엄마의 죽음, 자살이라는 상처를 주려고 마음먹습니다. 동료에 의해서 목숨을 건지지만요. 도와주려는 동료조차 변기로 때려서 기절시키고 화장실에 묶어놔 버립니다. 결국 정신병의 원인이 된 아기 줄리엣도 자기가 죽였던 것이었습니다. 피곤하단 이유로 빽빽 운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울음을 멈추게 하려 하다 죽여놓고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고 변명합니다. 정말 시즌 2 마지막편의 끝 10분은 발암 그 자체였습니다. 1분 이상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입은 도대체 왜 찢은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조커에 영감을 받은 걸까요. 싫은 캐릭터 넘버 투를 뽑으라면 제이슨이죠. 마르첼라의 전남편. 어쩌면 연민조차 들지 않는 최고의 쓰레기입니다. 일단 1차로 바람을 폈습니다. 그것도 3년이나. 제일 추악한 게 바람을 들키고 나서 아내탓하는 건데 그 역시 아내 탓을 시전 합니다. 그리고 전와이프(사실 이혼이 완료되지 않아서 현와이프)에게 여자친구 시신을 확인하게 해 달라 하더니 그 앞에서 아주 통곡을 합니다. 그리고 전와이프랑 잡니다. 다시 잘해 볼 생각까지 합니다. 아내가 다른 남자랑 자니까 화를 냅니다. 본인은 아기가 죽어서 절망에 빠진 아내를 두고 3년을 바람을 펴놓고요. 아니 정신병을 견디다 지쳤으면 관계를 끝내고 새 출발을 해야죠. 그리고 자기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가합니다. 양심이 아주 심각하게 없습니다. 상간녀의 죽음 사건 이후 4개월 만에 새결혼을 결심하고 마르첼라에게서 아이들마저 뺏으려 합니다. 심지어 결혼할 여자는 상간녀 죽음 사건이 해결되자마자 환자와 간호사의 관계로 만납니다. 이 얼마나 가벼운 마음을 가진 남자일까요. 제가 마르첼라를 끝까지 본다면, 제이슨이 자신의 불법행위들이 발각돼서 벌 받는 것을 꼭 보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심지어 마르첼라의 단기 기억 상실을 이용해서, 자해하고 그 상처를 마르첼라 탓인 양 속입니다. 마르첼라는 그걸 알았으면 제대로 따졌어야 되는데, 아이들의 아빠여서 그런지 추궁조차 안 하죠. 이 부부는 어이없음 그 자체입니다. 아이들 조차 황당합니다. 엄마를 두고 바람피운 아빠와 살겠다고 엄마한테 우깁니다. 엄마를 두고 3년을 바람피고, 그 바람핀 여자가 죽자마자 다른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하는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게 제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 투성이입니다. 마르첼라의 애인은 양다리, 해야할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 투성이 입니다. 이상한 낚시성 용의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들이 거부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람은 고통스러운 기억은 뇌에서 지우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망각은 최고의 선물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시즌 3에서 하차를 했고 마르첼라를 잊고자 합니다. 괜찮았던 사건의 구성만 기억하려 합니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죄송합니다. 사건 자체는 기발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저처럼 예민하지 않으신 분들은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평이 꽤 좋은 드라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