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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웬즈데이, 팀버튼의 다크판타지와 넷플릭스의 만남

연출자가 팀 버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꼭 봐야 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를 소개합니다.

웬즈데이는 1964년 방영한 아담스패밀리라는 드라마의 웬즈데이 아담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시리즈입니다. 아담스 패밀리는 만화책 원작으로 드라마, TV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영화, 실사화 영화 등으로 만들어질 만큼 인기 있는 시리즈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옛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프란체스카도 아담스패밀리의 모티시아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웬즈데이

미국드라마

장르 : 미스터리, 범죄, 판타지, 청소년, 코미디

연출 : 팀 버튼

출연 : 제나 오르테가, 그웬돌린 크리스티, 리키 린드홈 등

시즌 1개  8회분(회당 47분~59분)

시청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원작 : 찰스 아담스 <아담스 패밀리>

 

아담스 패밀리와 팀 버튼의 조합, 거기다 장르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는 것에서 공개 전부터 이미 저의 취향을 저격했던 작품입니다. '너의 모든 것'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제나 오르테가가 웬즈데이의 역할을 맡아서 그 느낌을 어떻게 살릴지도 기대되었고 어릴 적 저에게 판타지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해 주었던 팀 버튼이 2022년에는 어떤 신비로울 세계를 보여 줄까 하는 기대도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저에게도 대만족을 주었고 공식적으로도 엄청난 히트작이 되었습니다. 

웬즈데이는 아담스 패밀리의 장녀로 일반 고등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여기저기 전학을 다니다가 결국 별종들이 다니는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웬즈데이 부모님 역시 이 학교 출신이고, 그 사실은 웬즈데이가 네버모어를 들어가기 싫어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학교가 있는 지역에서 괴기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 사건에 웬즈데이가 휘말리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입니다. 팀 버튼은 1화부터 4화까지의 연출을 맡아 시리즈의 시작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구성했고, 5화와 6화는 간자 몬테이로 감독이, 7화와 8화는 제임스 마샬 감독이 각각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다크판타지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를 훌륭하게 연출해 보입니다. 웬즈데이가 네버모어에 도착해서 처음 기숙사 배정을 받을 때 룸메이트 이니드와 웬즈데이의 상반되는 방의 색감, 극 중 거의 눈을 깜빡이는 일이 없는 웬즈데이의 표정, 네버모어와 그 바깥세상의 대비, 이상적 이어 보이지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 의심스러운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등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분위기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각적 자극을 충분히 제공합니다. 사실 추리물이라기엔 약간 허술해 보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웬즈데이는 엄청난 능력치를 가진 인물이지만 그녀의 수사 활동은 셜록만큼 치밀하지도 FBI처럼 과학적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에 맞지 않은 침착함으로 드러나는 사실들을 모아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보통의 추리 수사물과 다른 통쾌함을 느끼게 됩니다. 웬즈데이가 알게 모르게 점점 성장하는 모습과 전혀 마음을 열 것 같지 않던 그녀가 이니드와의 유대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정말 좋은 컨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팀버튼 특유의 침울하고 어두우면서 어딘가 해맑은 판타지는 대체제가 없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작품으로 만나게 되어서 기쁩니다. 하루빨리 시즌 2가 공개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