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이야기

리버데일 시즌2, 3을 본 뒤, 나의 리버데일을 보내며 …

저번 리뷰에서 하이틴 미스터리물이라며 적극 추천했던 리버데일의 시즌 2를 다 보고, 지금은 시즌 3을 정주행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리버데일을 보내주려 합니다. 아아 정들었던 베티, 아치, 저그헤드, 베로니카를 보내며, 그들을 보내주려 하는 이유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복잡한 관계의 리버데일 아이들

산으로 가는 스토리와 중2병

굳이 리버델일 시즌 2, 3을 함께 묶어서 리뷰를 쓰게 된 이유는, 재미있게 봤다면 할 이야기들이 많아서 글을 따로 쓸 수 있었겠지만 이 황당한 전개와 캐릭터 파괴로 쓸 수 있는 글이 많을 것 같지 않아서, 그리고 글을 굳이 두 개까지 쓰고 싶지도 않아서입니다. 리버데일 시즌 2는 리버데일에 수수께끼 살인마 블랙후드가 등장하여 마을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고, 이에 우리 주인공들이 그와 맞서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항상 존재했던 마을 내부의 문제와 블랙후드만이 아닌 다른 빌런들로 인해 주인공 커플이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됩니다. 가정이 파괴되기도 하고 친구관계가 파탄 나기도 하면서 격정의 순간을 보내고 충격적인 인물이 블랙후드로 밝혀지며 다시 한번 주인공들의 삶이 흔들립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고 앞으로 나올 글에는 구체적인 리버데일에 대한 불만이 담길 예정이지 많은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들은 읽는 것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왜 이 드라마가 시즌 7까지 나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면 갈수록 캐릭터들의 정체성이 심하게 흔들립니다. 우선 아치는 시즌 3 중반까지 진로를 5번 이상 바꾸는 듯합니다. 미식축구를 하다가 아버지 회사에서 일도 했다가 음악을 한다고 하더니 다시 미식축구를 돌아가고, 어느 순간 레슬링을 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아버지 회사에 들어갔다가 소년원에서의 일을 계기로 권투도 합니다. 그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저그헤드는 시즌1에서는 남 신경 안쓰는 마이웨이 아웃사이더였는데 어느순간 사우스 사이드의 왕이라며 아예 눈빛이 바뀝니다. 애초에 동네의 골치거리 집단이던 사우스사이드의 대장으로 일개 고등학생이 뽑힌것부터가 코미디였습니다. FP외에는 어른이 없었던걸까요? 그렇다면 저그헤드의 아빠는 고등학생을 끌고다니던 철없는 어른었던게 되는데, 시즌 1만하더라도 고등학생들은 일부였고 주로 어른들로 구성된 갱집단이었습니다. 술집을 아지트로 하고 있는데 미성년자가 주가 된다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하여간 동네 갱집단인 사우스 사이드의 정체성 마저 이상한 중2병 집단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베티는 이성적이고 똑똑하고 순진한, 약간의 상처가 있는 여학생이 었는데 경찰보다 더 수사를 잘 하는 탐정으로 거듭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부검의와 뒷거래를 하고, 엄마가 평생 찾지 못하던 아들을 찾아냅니다. 시즌 1에서는 누구보다 냉철한 기자였던 엄마는 딸이 찾아온 남자를 입양보낸 아들로 덜컥 받아들이고 그가 벌인 살인을 덮어주기까지 합니다. 베티의 언니는 시즌 1에서 자아가 뚜렷한 사람으로 보였는데 시즌 2, 3부터는 제대로된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 마냥 옳고그름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베로니카는 성격적인 캐릭터 붕괴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마지막에 라본뉘라는 술집을 오픈합니다. 논알콜 술을 판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고등학생이 술집을 오픈하고 같은 고등학생 친구를 바텐더로 취직시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어느 정도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하는데 리버데일은 가도 너무 가고있습니다. 거기에 '~한다'체의 이상한 번역까지 크게 한몫을 합니다. 시즌3부터는 한국어 자막에서 주인공들의 말투가 로봇으로 변합니다. 베로니카의 아빠, 하이럼 로지는 마피아라는 사람이 유치하게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너무 심각하고 멍청한 대응을 끊임없이 해대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마피아로서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설정도 존재했었는데 어느순간 다시 무적이 되어 마을을 괴롭게합니다. 과거 등장하는 모든 어른들이 함께 모여 보드게임을 했다는 것이 가장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어른들도 그리고 주변 환경들도 모든 설정이 붕괴됩니다. 하이틴 특유의 상큼함도 사라지고 특히 시즌 3에서 사이비에 빠지는 베티의 엄마를 보면서 화가나서 화면을꺼버린게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어떻게 시즌7까지 유지가 되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항마력이 부족해서 더 이상 시청이 불가능 할 것같습니다. 이외에 이해안되는 점을 더 쓰자면 정말 한도 끝도 없을 것같고 열심히 안봐서 다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시즌 2는 그래도 어느정도 받아들이면서 봤지만 시즌 3은 괜히 악명높은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세상에 좋은 시리즈와 영화가 참 많으니 정신건강을 위해 리버데일 시즌 3는 피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