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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캉골(kangol), 베레모와 버킷햇의 클래식

오늘은 무려 8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 캉골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캉골 하면 대학생 가방 추천이나 베레모, 버킷햇으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캉골은 영국의 모자브랜드로 시작되었고, 실크(silk)의 'K', 앙고라(angora)의 'ANG', 울(wool)의 'OL'을 따와서 합성해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이 캉골이라는 이름대신 비슷한 '캥거루'를 찾는 경우가 잦았고 이후 1983년에 캥거루 로고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로고가 캥거루여서 'kangaroo'에서 변형된 단어라고 예상했는데, 이름이 먼저 만들어지고 발음이 비슷한 캥거루를 로고로 사용한 케이스입니다. 캉골은 노동자, 골퍼, 군인들의 모자를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대부분 서양의 브랜드가 그러하든 캉골 역시 제2차 세계 대전의 군인 베레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면서 발전했습니다. 전쟁 후 캉골은 영국과 미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가 되었고 캉골의 베레모는 비틀스, 다이애나 비 등 유명인사들이 착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1954년에는 상징적인 캉골 504 캡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모자는 세계적으로 히트하게 되었고 미국과 남아프리카로 진출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비틀스가 캉골의 모자를 착용하면서 '뮤지션들의 패션아이템'으로서의 캉골의 이미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캉골은 1970년대와 80년대를 걸쳐 가장 인기 있는 모자 브랜드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80년대에는 여전히 영국에서 생산되긴 했지만 주요 마켓은 미국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힙합씬에서 여러 아티스트들이 착용하면서 그 문화의 상징적인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LL Cool J였고 그 이후 Run-DMC 등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뮤직비디오, 공연 등에서 캉골 모자를 착용했습니다. 캉골은 영국에서 태어난 브랜드이지만 스트릿패션의 중심인 뉴욕에서 성장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할리우드 영화 등에 등장하며 그 입지가 더운 탄탄해졌고 베레모, 버킷햇의 클래식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90년대 이후에는 헬무트랭 등의 하이패션 브랜드와도 협업하면서 힙합의 아이코닉한 이미지에 하이패션의 트렌디한 이미지까지 함께 가지게 됩니다. 현대에는 베레모와 버킷햇을 구매할 때에 캉골은 후회 없는 선택 중에 하나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트렌드가 변화해도 언제든 매치할 수 있는 클래식 아이템입니다. 꾸준히 셀럽들의 일상복 패션, 무대의상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사무엘 잭슨은 캉골을 꾸준히 사랑해 온 대표적인 스타이며, 구글에 사무엘잭슨이 캉골에서 스폰을 받냐는 질문이 올라올 정도입니다.

사실 해외에서 캉골은 모자 브랜드입니다. 해외에서 판매되고있는 의류나 가방 등의 가짓수는 극히 제한적이며, 이는 캉골이 우리나라에서 가방 등으로 더욱 유명한 것과는 상반됩니다. 캉골이 우리나라에서 캐주얼 브랜드로 알려진 것은 라이선스를 들여온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모자, 가방, 신발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디스커버리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DHL 등과 같은 브랜드처럼 상표만 들여와 모자를 제외한 다른 상품을 생산, 판매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 꽤 많습니다. 모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은 국내 내수 전용 제품들입니다. 이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좋은 아이템을 개발, 생산할 능력이 있음에도 국내 자체 제작 브랜드보다는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의 실적이 더 좋은 우리나라 패션 시장의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해외에서는 패션 아이템을 생산하지 않는 브랜드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패션브랜드가 되어 각종 패션 플랫폼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상품 자체보다는 상품에 박힌 로고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런 힘을 가진 브랜드를 하나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 수 있는 현상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옷 그 자체보다는 브랜드 로고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현실에 아쉬움도 느껴집니다. 

어떤 카테고리에서 클래식이 된다는 것은 참 많은 노력과 시간, 꾸준함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캉골에 대해 서치하면서 캉골이 얼마나 꾸준한 길을 걸어온 브랜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울 베레모와 버킷햇 구매를 계획 중인 분들은 옷장에 캉골 모자가 있는지 살펴보시고 없으시다면 꼭 하나 구입하길 추천드립니다.